현재 신HSK의 학습 어휘량을 감안해 볼 때 난이도가 낮아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다른 급수는 이 예상이 맞을 수 있지만 6급 시험의 경우는 좀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최고급수라는 점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또 하나 평가방식이 급수제에서 점수제로 바뀌었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어휘량 5000개 이상’에서 이 ‘이상’이라는 단어를 무시했다간 큰코다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전 시험의 예를 살펴 보겠습니다. 초중등 시험에서 7급이라면 과연 점수는 몇 점에서 몇 점까지 가능할까요? 7급의 총점 하한선이 300점이기 때문에 최저점은 300점이 됩니다. 상한선은 몇 점일까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듣기 어법 독해 영역은 모두 100점을 맞았다고 가정해봅시다. 만약 이 사람이 종합 영역에서 73점 이상(7급에 해당하는 점수)이었다면 이 사람은 총점 373점으로 8급을 얻었을 테지만 8급에서 2급수 밑인 6급의 최고점인 72점을 얻었다면 다른 영역이 100점 만점(8급)이라도 종합영역의 점수 때문에 이 사람의 급수는 7급이 됩니다. 총점이 372점이라도 300점을 맞은 7급과 같은 급으로 평가되겠지요. 마찬가지로 이 사람이 1점만 더 얻었다면 이 사람은 8급으로 평가되는 것이지요.
여기서 우리는 기존의 급수제 평가방식의 문제점을 볼 수 있습니다. 급수제는 아무리 과락제도 등을 만들어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해도 태생 자체(몇 점에서 몇 점은 몇 급이라는 범위가 있습니다)가 모호한 평가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시험이 점수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어의 토익 같이 하나의 문제를 가지고 일련의 점수를 산출해서 평가하기란 중국어 학습 및 학습자 여건이 아직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습니다. 세계에 영어 학습자 수량 정도의 중고급 수준 중국어 학습자가 생긴다면 모를까? 세계에서 중국어를 학습하고 있는 사람들 대다수가 초급 정도의 수준인데 하나의 레벨로 시험을 만들어 평가한다면? 이치에 맞지 않겠지요. 그래서 汉办에서 전 세계에 널리 중국어를 보급하고, 학습자들의 의욕을 고취하고자 등등의 개정 이유를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즉 汉语水平考试의 개정 취지의 요지는 이제까지는 영어의 토플시험을 생각하고 HSK를 시행했는데, 중국어의 경우는 아직 그럴 처지가 아니라 중국어 보급을 더 우선시하자는 자기반성에서 나온 것입니다.
잠깐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넘어갔습니다. 다시 주제로 돌아오지요.
이번에 개정된 汉语水平考试의 급수는 획득급수의 의미라기보다는 시험의 종류에 가깝습니다. 즉 시험 종류가 1급에서 6급까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점수제 평가를 하되 최저선, 즉 합격선을 각 영역 60점으로 하자, 그래서 1, 2급 시험에서는 120점, 3~6급 시험은 180점으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아직 순진한 수험생은 “야, 그럼 나는 5급 시험에서 180점만 따면 5급이다!”라고 좋아할 수 있는데, 이 분은 평가제가 급수제에서 점수제로 바뀐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5급 시험을 보았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시험에서 몇 점을 맞느냐가 더욱 중요하겠지요.
아마도 앞으로 서서히 기준을 내놓을 테지만 중국 대학 등에서 전에는 입학 자격으로 HSK6급 이상이라고 정한 것을 ‘5급 220점 이상’, ‘6급 200점 이상’ 등으로 내놓을 것입니다.
자, 그러니 6급 시험에서 어휘 5000단어 이상이라고 한 것은 자못 의미심장한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 깨달을 수 있겠지요. 아마도 5000단어로는 6급의 합격선인 180점을 얻을 수 있는 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6급을 준비하는 수험생 여러분, 제가 이렇게 말씀 드리는 이유는 공부, 그 중에서도 어학 공부는 최고, 정상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특히 문화와 역사가 오랜 언어일수록 고급 레벨로 갈수록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력이 있고, 그래서 더 정력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시험 공부로서의 중국어 공부가 아닌 진짜 자신의 무기가 될 수 있는 실제 중국어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