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런 식의 제목을 달자니 공연히 오글오글 민망하네요; 하지만 hsk 5급은 제가 그동안 들어왔던 다른 수업들에 비해 더 많은 분들이 정보를 얻고자 하는 강좌일 것 같아서, 지난 한 달간 고생하신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할 겸 해서 후기를 한 번 남겨 봅니다.

저는 작년에 처음으로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학생입니다. 회화 수업을 강의하셨던 중국인 선생님께서 4급 시험은 패스해도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hsk 4급 시험은  치지 않은 상태로 5급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기본 어법 수업과 회화 수업에서 배웠던 수준의 어휘와 문법들로 구성된 4급과 달리, 과연 5급 수업은 더 어렵고 까다로운 느낌이었어요. 4급 시험을 보면서 그 내용을 완벽히 숙지하신 분들이라면 좀 더 심화&확장된 느낌으로 수월하게 공부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험을 치지 않은 탓에 이전 내용을 꼼꼼히 익히지 않았던 저는 처음 듣는 5급 수업이 꽤 벅찼더랬습니다. 수가 훨씬 늘어난 어휘만 해도 그렇습니다. 단어를 매일매일 외운다 한들, 수업 전 급하게 노트에 끄적이며 외운 단어들이 회화 수업에서 선생님과 주고 받으며 자연스럽게 체화한 단어들처럼 단단하게 머릿속에 박힐 리는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하루 세 시간씩이나 하는 수업을 매일 듣는 것이 첫 주에는 참 곤욕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또 한 달의 강의가 끝나가는 지금에 와선, 세 시간의 연강이 그리 힘들지도 않을 뿐더러 확실히 실력이 늘었구나 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어 기쁩니다.

유쌤의 매일합격보장반 정보를 확인하신 분들은 이 강의에 스터디가 포함된 것을 보셨을 겁니다. 사실 강의를 수강하기 전에 저는 이 스터디가 학생들이 스스로 하는 스터디이고 학원에서 그저 장소와 시간만 제공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학생들의 자율적인 스터디를 괜한 생색내기 용으로 강좌 소개에 집어 넣은 것이 아닙니다. 유쌤이 직접 문제풀이와 해설까지 주관하시는 알찬 스터디입니다. 수업 전 단어&지난 시간의 주요 내용들을 테스트 및 복습하고, 본수업을 듣고, 마지막으로 기출문제 스터디까지 하다 보면 3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갑니다. 그리고 수업에서 주어지는 정보량은 3시간 그 이상이예요. 조금의 시간 낭비도 없이 꼼꼼하게 진행하시고, 그러면서도 복습과 반복까지 놓치지 않기 때문에 밀도가 굉장히 높은 수업입니다. 처음엔 낯설고 좀처럼 머릿속에 탁 들어와 박히지 않던 어휘와 구문들도 한 달이 지나고 나니 제법 원래 내 것이었던 것 마냥 습득이 되었습니다. 저는 언어를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그거라고 생각해요. 여러 번 실수와 반복을 통해 뇌리에 자연스럽게 각인을 시키는 거요. 유쌤의 수업에선 매일 많은 정보와 요령을 가르쳐 주시면서도 학생들이 이미 배웠던 중요한 내용들을 잊지 않도록 되풀이하여 상기시켜 주시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불만이라고는 강의실 수용 인원이 늘 가득 넘치기 때문에 앞자리에 앉기 위해서 늘 30분씩 일찍 도착해야했다는 점밖엔 없는 것 같아요^^;(워낙 북적북적한데다 쉬는 시간도 거의 없으니 화장실은 수업 전에 다녀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이고, 또 그만큼의 결실도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차피 공부하는 중국어니까 자격증도 같이 따자~하는 느긋한 마인드라 굉장히 슬렁슬렁 공부했습니다만, 목표가 뚜렷하신 분들은 더 빠르게 목표 달성에 도달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4급 시험을 이미 봤거나 꼭 중국어가 아니라도 토익 등의 시험에 익숙하신 분들은 요령 또한 쉽게 익히실 것 같구요. 시험은 요령입니다만, 또 기본 지식 없이 요령만으로 통과할 수는 없는 일이죠. 유쌤의 수업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수업 같아요. 무리하게 공부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날 배운 내용을 그 날 복습만 잘하면 됩니다. 미처 복습을 못했다 하더라도 다음날 테스트를 본 뒤 다시 복습하며 상기하면 돼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나면 모의고사 점수가 달라져 있을 겁니다. (아, 듣기의 경우는 수업만으로 해결하기엔 시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선생님이 보내주신 파일을 반복해 듣고 드라마나 노래를 많이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쌤도 말씀하셨듯이 부담은 갖지 말고 즐겁게 하되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ㅎㅎ 같은 맥락에서 격일반보다는 매일반이 제 경험으론 감을 놓치지 않는데 훨씬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원을 다니기 전에 어디가 좋을까 하고 검색하면 늘 이건 뭐 협찬인가-_-싶어지는 후기만 줄줄이 나와 별로 참고할 게 없었던 기억이 있어서, 혹여 이 수업을 들으려는 수강생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조금 길게 적어보았습니다. (이 글도 왜 이렇게 칭찬일색이야-_-하셔도 어쩔 수 없는 게...애초에 수업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이렇게 시간 들여서 후기를 적을 리가 없지요;ㅅ;)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릴게요. 매일 쉬는 시간도 거의 없이 3시간을 빽빽히 채워주셔서 고맙습니다. 학생인 저도 종종 지칠 만큼 긴 수업이었는데, 매일 수업 진행하시는 선생님은 정말 힘드셨을 것 같아요ㅠㅠ 늘 감사합니다. 모쪼록 건강 조심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