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를 발견한 고고학자 슐리만은 15개 언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해서 유명했습니다. 그는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학교 교육을 받지 못했지요. 그의 외국어 정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무조건 외우기, 암송, 작문..이 방법이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가요. 1%의 머리와 99%의 노력으로?

1.시작이 반이라~

STEP1. 입문, 초급 과정을 단기 속성으로 2개월/STEP2. 본격과정 1개월/ HSK 5급 입문 반 1개월,,총 4개월의 기본 학습 과정을 마치고 5개월 차에 겁도 없이 스크린 중국어 반에 발을 내딛었습니다. 첫수업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참 암담했네요. 유창한 발음과 성조로 문장 암기를 하고 뉴스를 들으며 바로 해석을 해내던 학생들의 모습에 질렸거든요. 드라마를 보며 웃던 그들의 모습은 평생 올라도 오르지 못할 산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전혀 들리지 않았으니까요. ‘아직 오면 안 되는 곳이구나. 내일부터 오지 말아야지.’ 굳게 다짐을 하고 또 다짐했건만...

 2. 왜 스크린 중국어인가?

하루만 다니고 그만 두려다가 4개월째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자신의 학습 나이도 인정하지 않고 좌절이라니요. 지금도 머리를 쥐어짜며 단어 조합을 하다 들리면 줍고 끝까지 안 들리면 버리는 상황이지만 두려움은 어느 정도 극복이 되었네요. 첫 달엔 수업이 끝나면 거의 탈진 상태였습니다. 얼마나 집중해서 단어를 잡아보려고 애를 썼던지 미리 단어 표를 받아서 뉴스를 듣는데도 진도가 안 나가 고통스러웠어요. 3시간을 들어도 머릿속은 백지에 가까운 상태였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중국에서 2년 살다가 오신 옆자리 분께 부럽다는 말을 했더니 “ 저도 집에서 공부 많이 하고 옵니다. 저도 많이 듣고 와요.” 라고 하셔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죠. 발음과 성조를 깨치고 중국 음식점 간판을 띄엄띄엄 읽으며 혼자 흥분하고 스스로에게 감동하던 그때처럼, 다시 처음처럼.

 
제가 스크린 중국어 수업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3단계 학습입니다.

 네이버 카페 스크린중국어 예습 - 교실 수업 - 스크린중국어 복습.

 
예습을 통해서 수업 준비를 하는 시간도 아직 초보인 저에게는 시간이 많이 드는 과정입니다만 예습을 통해 듣기를 안타깝게 놓쳤던 부분을 수업 시간에 다루면서 ‘내 것 화’ 하니까 기억에 오래 남는 장점이 있습니다.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연습을 비롯해 사자성어까지 다양하고 풍부한 자료를 갖춘 복습사이트는 금은보화를 가득 담은 보물창고와도 같습니다.

우리들의 목소리 공주님이신 이형란선생님의 쉬운 예문을 통한 문장 다루기를 다시 반복해 듣는 시간이죠. 번역인지 반역인지 모를 엉성한 중작에 선생님의 포인트 설명이 들어가면 엉켰던 문장 순서, 문장 속에서 성조와 뜻이 달라지는 단어들이 규칙을 찾아 제 자리를 잡습니다. 물론 고수들의 중작엔 손댈 게 없습니다만..우리 학생들은 꿩 먹고 알 먹고 국물까지 마시는 1석 3조의 수업을 선생님께서는 먼저 공부하시고, 자료 준비하시고 다시 인터넷에 수업을 올리시느라 아마도 꾀를 부리며 게으름을 피울 시간이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수업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새 단어 읽기, 숙제로 내주신 문장 암기, 드라마 보며 해석하기, 한국어 대사를 중국어로 번역하기, ‘주요 표현’ 중작하기, 뉴스 아나운서처럼 읽기 등 쉴 새 없이 진행됩니다. 수업 내용의 알찬 구성은 12년 강사 경력의 노하우도 있겠지만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1분도 헛되이 쓰지 않으시려는 선생님의 열정이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지루할 틈이 없어요. 그렇다고 지치지도 않지요. 반짝거리는 문장으로 만들어진 ‘주요 표현’중작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데요, 읽을 때마다 새롭고 의미가 깊어서 되새겨보곤 한답니다. 몇 가지 생각나는 표현들을 보자면,

*불만족스러운 소크라테스가 될 지언정, 만족스러운 바보가 되고 싶지 않다.

*세상의 길은 만 갈래가 있는데 거의 모든 사람이 한 평생을 걸어도 고향을 못 벗어난다.

*아빠, 더 이상 나랑 안 놀아주면 난 커버려요.

*아기가 가래가 많은데 기침으로 뱉어내지 못해요. 어쩌죠?

 숙제로 내주시는 ‘외울 문장’의 주옥같은 본문 대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휘를 늘릴 수 있는 유익한 문장들이 꽤 많은데 잘 외워두면 실생활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이랍니다.

 3. 사자성어

 선생님께서 지으신 ‘중국어 성어 사전’의 1200개 성어, 속담을 자료로 나누어 주셔서 쉬는 시간이면 학생들이 선생님 앞에서 운율에 맞추어 암기를 합니다. 사자성어 끝말잇기를 하며 저는 성조가 많이 교정되고 있습니다. 모국어를 사용하는 중국인들도 쉽지 않다는데 학생들의 고급 어휘 구사를 위해 정성을 쏟으시는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이렇게 후기를 쓰게 되었네요. 현재 480개를 외운 저는 까먹고 다시 외우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지만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속담도 함께 구성되어 있어 외우다 보면 한국어와 비슷한 말이 많아 낯익은 표현들에 반가운 미소를 짓기도 합니다. 외우는 과정이 지루해서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지만 스크린 반 학생들 중에 2번 이상 암기가 끝난 학생도 여러분 계시구요, 1200개 다 외우고 ‘중국어 성어 사전’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학생도 있어서 중국어를 즐기며 공부하시는 그 분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솔솔~하답니다. 예습에 복습, 사자성어까지 공부의 양이 만만치 않은데 서로에게 파이팅과 잘한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으니 저는 이런 느슨한 연대감을 공유하며 함께 수업하는 이 분위기가 무척 마음에 듭니다.

 4. 이형란선생님이라서.

 앞에서도 수업 내용과 자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선생님의 수고로움을 칭찬하기는 했지만 선생님은 당신이 중국인이 아니기에 자신의 능력과 소질을 최대한 발휘하여 학생들을 도우시는 겸손한 분이시랍니다. 정직한 책임감으로 학생들의 필요를 채워주시고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실수와 오류를 정정해 주시는 착한 (공부 많이 하면 좋아하는) 분이세요. 다른 학생들에 비해 실력이 처지는 저는 드라마 직해할 때도 힌트를 달라고 떼를 쓰거나 중작, 뉴스 읽기 등에서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인데 선생님은 특유의 온화한 화법과 수수한 유머로 창피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웃음을 끌어내어 부끄러움을 감추도록 분위기를 조절해 줍니다. 한 교실에 들쭉날쭉 서로 다른 개인차가 있는 학생들을 실력에 관계없이 이끌어 나가시는 수업 방식은 선생님의 오랜 수업 경험에서 나온 지혜가 아닌가 싶어요. 두툼하게 감긴 실타래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더듬으며 가야 하지만 그 실을 잡고 1년이고 2년이고 가보려 합니다. 이렇게 친절하고 재치 있는 분과의 동행이라면 바윗길이든 진흙탕 길이든 재미있지 않겠어요.

이형란선생님, 늘 변함없이 공부하고 애쓰시는 지식노동의 가치에 무한 감사를 드리며 100점 만점의 100점이 아닌 A++*++의 점수로 감사를 대신합니다.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많이 좋아하면 이런 표현 어색^^;하지 않아요)

5. 그러니까요~

듣기를 잘하고 싶다면, 말을 잘하고 싶다면, 둘 다 잘하고 싶다면.

슐리만처럼 흉내 낼 수 없다면 강남 스크린 중국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