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 I believe 틀고 읽어주세요.

우리 은정쌤은요,, 교탁에 ‘과제의 분리’라는 ‘나의 과제에 최선을 다하고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라는 글귀를 적어 놓으셨어요. 선생님은 선생님의 과제인 수업에 최선을 다하시지만, 학생들은 본인의 과제인 공부나 숙제를 하지 않는거에 스트레스 받으셔서 ‘과제의 분리’라는 문구를 적어두시고 수업을 하세요..

근데 저는 솔직히 선생님이 과제의 분리를 못하시는거 같아요..ㅎ

분명 어제 배운건데 오늘 대답을 못하면 선생님이 정말 속상해 하시거든요. 숙제 답 게시물 조회수가 적어도 속상해하시고, 제가 단어를 안 외워가도 속상해하세요. 선생님은 속상하고 힘드시겠지만 저는 좋아요. 오늘 대답 못한거 내일은 대답하고 싶어서 공부를 하게 되거든요. 물론 저번주에 한거 물어보시면 좀 당황스럽긴 해요..ㅎ 너무 피곤해서 숙제를 안하고 싶다가도 선생님 또 조회수 확인하실거 같아서 꾸역꾸역 문제를 풀고 답 확인을 해요. 그럼 오늘 배운걸 복습해서  제가 이득이죠. 단어는 아직도 혼나고 있지만.. 뭐 진짜 외워갈게요..ㅎ 

저는 선생님이 ‘과제의 분리’에 실패한 선생님이라 좋아요. 6급은 정말 절대 절대 독학으로 할 수 없고 수업이 필요한 급수라 생각해요. 그리고 그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의 역량이 크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이 얼마나 열정과 지식을 가지고 그걸 어떤 방식으로 학생에게 전해주느냐가 학생의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첫 수업날 선생님의 땡그란 눈과 귀에 쏙쏙 박히는 정확한 발음을 느끼고 ‘아, 여기가 내 종착지구나.’ 느꼈어요. 아직은 还没到达目的地이지만, 선생님과 함께라면 ”达到目的”할거라 확신해요. 제 hsk 인생에 종착지이자 끝사랑이 되실 은정쌤, 오늘도 단어 테스트똑바로 안봐서 머쓱하지만, 又 틀린건 맞췄어요.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조만간 강남역에 광고 하나 크게 올라갈테니까.

+ 쓰기 수업은 중국인 선생님께서 진행하시는데 이 수업도 정말 좋아요! 쓰기에서 뭘 버리고 뭘 챙겨야 하는지 핵심만 알려주시기 때문에 쓰기 실력이 늘 수 밖에 없어요. 정말 그냥 떠먹여주는 수업이에요. 양루쌤, 고생 많으셨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