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 6개월과 시사중국어학원 2개월. 제가 중국어와 인연을 맺은 총 기간입니다.

제가 중국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소 ‘우발적’이었습니다.

군대에서 삼국지와 초한지 등 여러 책을 읽으면서 중국 역사에 푹 빠지게 됐고, 결정적으로 한 TV 프로그램에서 백종원 선생님이 중국에서 유창한 중국어로 맛있는 요리들을 시켜먹는 것을 보면서 ‘아! 중국에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유적지도 돌아보고 싶다!’는 데 생각이 미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전역 후에 중국 여행을 가자는 목표를 세우고 전역 직전부터 시중에 파는 기초 회화 책 한 권을 사서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처음 중국어에 발을 들인 계기입니다.

그렇게 시간을 짬짬이 내어 기초적인 회화와 단어를 공부한 후, 전역 후에는 무턱대고 1달 동안 중국을 혼자 여행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실전 중국어는 책으로만 보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회화를 공부할 때 ‘일단 알아들어야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기에, 정작 제 입에서 나온 건 몇 마디 단어 뿐, 상대방과 전혀 소통이 되지 않았습니다. 중국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중국어 독학에 대해 한계를 느끼고 있던 찰나, 중국에 오래 살다 온 친구로부터 차라리 HSK를 공부하면서 기본적인 중국어 실력을 높이라는 조언을 받고 시사 중국어학원에 등록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지난 8월 HSK 5급을 따고, 좀 더 욕심이 생겨 이번 겨울에 HSK 6급에도 도전하게 됐습니다.

HSK 5급을 꽤 높은 점수로 합격했던 터라, HSK 6급도 별로 어렵지 않겠구나 생각했지만 학원 시작 첫 날부터 제 기대는 보란 듯이 무너졌습니다. 듣기는 외계어와 별반 다름없었고, 독해 역시 하얀 종이 위의 까만 것들을 머리에 우겨 넣는 느낌이어서 과연 한 달 안에 합격할 수 있을지 초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HSK 6급은 저에게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오래 살다온 사람도 힘들어 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다소 전략적인 측면도 필요한 시험이라고 합니다.

이 수업을 통해 독학을 고수 했다면 놓쳤을 수많은 팁들과 ‘중국어 그 자체’에 대한 이해력을 많이 얻어가는 것 같아서 고강민 선생님과 왕이닝 선생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또한 중국어 지문, 스크립트를 좀 더 논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뿐 아니라, 시험 시간을 어떻게 쪼개고, 효율적으로 사용할지도 함께 알려주셔서 마치 HSK 출제자와 수 싸움을 하는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 달 동안 매일 아침 좁은 강의실에 모여 엄청난 속도의 문제 풀이와 방대한 양의 수업 진도, 스터디, 그리고 부담이 됐던 숙제를 하루하루 꾸준히 하다 보니 첫 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마지막 날에는 6급에 대해 충분히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험 당일에도 초조함 보다는 내가 안 들리면 남들도 똑같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시험을 끝까지 평정을 유지하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통해 중국어를 공부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기에, HSK 6급을 정복한 지금, 이제 다시 처음 중국어를 공부했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시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실제 중국인과 의사소통을 하는 데 좀 더 자신감 있고 유창하게 할 수 있도록 계속 중국어를 공부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처음 중국어에 발을 들였던 시기와 비교하여 앞으로는 더 자신 있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중국어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쪼록 혹시라도 HSK 6급을 생각하신다면 이 수업을 통해 중국어에 대한 많은 것들을 얻어 가시실 희망합니다.